“기꺼이 다친 머리를…” 가수 하춘화, 故이주일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일화를 밝히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가수 하춘화가 이리역 폭발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KBS 1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하춘화가 게스트로 출연했고, 박원숙은 “전북 익산에 가면서 하춘화 씨 얘기를 했다”며 이리역 폭발 사고를 얘기했다.

하춘화는 “다이너마이트 그거를 운반하는 과정이었더라. 운반하는 어떤 분이 담배를 피웠는데 담뱃불이 옮겨붙은 거다. 우리는 그걸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인근 극장에서 공연을 준비 중이었고, 전속 사회자가 고(故) 이주일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녀는 “폭파되면서 흙 속에 나를 집어넣는 것 같더라”며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하춘화는 “전쟁 같은 상황이 잠잠해지고 여기저기서 신음이 들려왔는데 그게 더 공포였다. 이제는 내가 죽거나 살아 나가도 누구도 날 안 도와줄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때 그런 그녀의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바로 故이주일이었다. 이주일은 “어디 있냐. 빨리 여기를 빠져나가자”라며 담벼락에서 자기 머리를 딛고 하춘화에게 내려오라고 했다. 두개골 함몰 부상이라 얼굴에 피가 흐르는데 어두워서 머리를 다친 걸 본인이 몰랐다고 한다.

하춘화는 “그때는 다친 줄도 모르고 머리를 딛고 내려왔다. 이주일에게 업힌 채 ‘빨리 좀 가요’ 했었다. 그런데 가다가 넘어지고 가다가 넘어지고 반복하더라”며 미안한 마음을 보였다.

이후 “군산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주일은 긴급 수술 대상이었다. 시설이 열악해서 뇌 수술을 마취 없이 진행했다. 끝나고 나서 막 울더라. 망치로 때리는 소리가 났다고 했다. 나와서 우는데 비참해서 못 보겠더라”고 안타까워했다. 하춘화 역시 어깨부상으로 상반신 깁스를 했다고 전했다.

이주일과 하춘화는 긴급 처치 후 서울로 이송되어 재치료를 받았고, 하춘화는 故이주일이 자신을 구한 생명의 은인이라고 전하며 그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 뭉클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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