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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3%대까지…대출·예금 금리 동반 하락
지난달 은행권 대출·예금 평균 금리가 동반 하락했다. 국내외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연초 시장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대까지 내려왔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1월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68%로 작년 12월(4.82%)보다 0.14%포인트 떨어져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3.99%)과 일반 신용대출(6.38%)이 각 0.17%, 0.20%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석달째 뒷걸음쳤고, 3%대 금리는 2022년 5월(3.90%) 이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49.1%)은 한 달 사이 5.4%포인트 커졌는데, 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낮아져 취급도 늘었기 때문이다.
기업 대출금리(5.22%)도 0.07%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 금리(5.16%)와 중소기업 금리(5.28%)가 각 0.12%, 0.03%포인트 하락했다.
가계·기업 대출을 모두 반영한 전체 대출금리 역시 5.14%에서 5.04%로 0.10%포인트 내렸다. 2개월째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대출 금리와 마찬가지로 예금 금리도 내림세를 기록했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 금리(3.67%)도 시장 금리와 함께 0.18%포인트 떨어졌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3.64%)가 0.19%포인트, 금융채·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3.76%)도 0.16%포인트 하락했다.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 즉 예대금리차는 1.37%포인트로 전월(1.29%포인트)보다 0.08%포인트 커졌다. 예금 금리 인하 폭이 대출 금리 인하 폭을 웃돌면서 두 달 연속 확대됐다.
하지만 신규 취급 기준이 아닌 잔액 기준 예대 금리차(2.50%포인트)는 0.03%포인트 좁혀졌다. 총수신(예금) 금리(2.69%)는 0.01%포인트 올랐지만, 총대출 금리(5.19%)가 0.02%포인트 낮아졌기 때문이다.
은행 외 금융기관들의 예금 금리(1년 만기 정기 예금·예탁금 기준)는 상호저축은행(3.92%), 신용협동조합(4.11%), 상호금융(3.94%), 새마을금고(4.20%)에서 각 0.16%포인트, 0.09%포인트, 0.08%포인트, 0.17%포인트 하락했다.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12.83%+0.24%포인트)에서 올랐지만, 상호금융(5.74%-0.08%포인트)과 새마을금고(5.96%-0.18%포인트)에서 떨어졌다.
은행권 ‘성장전략’…23년도에 이어 24년에도 ‘기업대출’ 집중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772조 5,850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상승했다. 가계대출 성장률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기업대출이 은행들의 대출자산 성장을 이끌어낸 것이다.
올해도 분위기는 여전하다.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5포인트로 전분기 대비 11포인트 올랐고, 특히 중소기업대출 태도지수는 6포인트로 전분기 대비 6포인트 올랐다. 대출문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생금융과는 별도로 올해는 기업대출 취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은행권이 취급하는 신규 주택담보대출 한도 마저 줄면서 공격적인 기업대출 영업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27년에는 10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2017년까지만 해도 90%를 밑돌았던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105.4%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2분기에 101.7%까지 가까스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4위 수준으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비이자수익으로 활로를 모색하기에도 역부족이다.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로 은행권의 고위험상품 취급을 제한해야 한다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몇 년간 지속적인 연체율 관리 및 충당금 적립은 은행권이 안고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말 기준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년 동월대비 0.07%p,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16%p 증가했고, 전국 어음부도율은 0.23%로 전년대비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이는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영 여건 악화로 한계에 내몰리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몇몇 은행들이 눈에 띄게 공격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리고 있다”며 “기업대출은 최소 3~4년은 지나야 부실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만큼,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지금의 공격적인 영업행태는 다소 우려스러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