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택담보대출’ 4.7조 상승…2월 기준 세번째 증가

높은 금리 수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약 5조원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 경기와 직결된 2금융권 가계대출이 크게 줄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1년 만에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천100조3천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원 많았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3월까지 줄곧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4월 반등한 뒤 11개월 연속 불어나는 추세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4조7천억원 늘었다. 2월 기준으로는 해당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반대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7천억원 뒷걸음쳤다. 대출자들이 명절 상여금 등으로 신용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지한 한국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아파트 입주 물량 축소와 2월 영업일 감소 등으로 증가 규모는 1월 4조9천억원보다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과 신생아 특례대출 등의 영향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DSR 도입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의미 있는 숫자라고 보기 어렵다”며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도 갈아타기 수요가 많기 때문에 전체 가계대출 증감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가계대출 전망과 관련해서는 “가계대출은 주택경기 향방, 정부의 지원·규제 정책, 금리 수준 등과 복합적으로 연결돼있다”며 “주택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지만, 당분간 낮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는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지난달 1조8천억원 줄었다. 작년 3월 이후 11개월 만의 감소다.

주택담보대출이 3조7천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이 1월보다는 줄었고, 기타대출의 감소세도 이어졌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2조원 늘고 2금융권에서 3조8천억원 축소됐다. 상호금융, 보험 등에서 대출 감소 현상이 뚜렷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적 수준이지만 설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기타대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고 대환 수요 확대 등으로 은행권 주담대 증가세가 지속되는 만큼 계속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지한 차장은 2금융권 가계대출 감소 배경에 대해 “2금융권 가계대출이 지방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데, 지방 부동산 상황이 수도권과 달리 계속 나쁜 데다 금융기관들도 자체 위험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조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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